15년째 헛바퀴 도는 위례신사선…'사업비 인상' 복병 남았다

입력 2023-11-21 08:52   수정 2023-11-21 15:37


위례신도시 주민들의 최대 숙원사업인 위례신사선 착공이 15년째 헛바퀴를 도는 가운데, 이미 주민들이 지불한 교통개선분담금에 대한 기회비용이 1200억원에 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는 정부에 14년 전 걷어간 교통개선분담금에 대한 이자와 물가상승분 등을 반영해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20일 서울시의회 소영철 의원에 따르면 위례신도시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위례신사선 건설 명목으로 걷어간 교통개선분담금은 3100억원(가구당 1400만원)이다. 해당 분담금을 걷은 지 14년이 됐지만 착공 시점조차 확정되지 않으면서 1200억원(연 3%이율 적용)에 달하는 현금 가치가 사라진 것으로 시의회는 분석했다.

문제는 위신선 관련 계약이 정액제로 체결됐다는 점이다. 돈을 걷어간 지 14년이 지났는데도 위신선 사업 주체인 서울시는 시행사들이 당시 걷어간 3100억원만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공사비 상승과 공기 지연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은 서울시 예산과 사업자(GS건설 컨소시엄)가 나눠 부담해야 한다.

소 시의원은 “3100억 규모 교통개선분담금에 대한 14년간의 이자는 물론 물가상승분 조차도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결과적으로 수분양자들이 낸 교통개선분담금이 LH와 SH, 민간개발사 등 시행사의 배만 불려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도 문제점을 인지하고 국토부 산하 대도시권광역위원회에 분담금 보전을 요청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자분이든 물가상승분이든 해당 기간 동안 늘어난 보전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보전받을 수 있을지 문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제에 교통개선분담금 제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기 신도시 등 다양한 교통 대책이 추진되고 있어 얼마든지 ‘제2의 위신선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비슷한 개념인 ‘교통시설부담금’은 광역교통법으로 관리 돼 정부·지자체 회계에 편입되고 이자도 발생한다. 반면 교통개선분담금은 법적 근거가 빈약해 시행사 회계로 편입된다. 만에 하나 사업이 취소되더라도 주민들에게 정산되지 않는다. 소 시의원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 교통사업특별회계 교통개선분담금계정에 편입하면 사업 지연 등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을 방지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위신선은 위례신도시~신사역 간 14.8km, 총사업비 1조1597억원 규모 광역교통사업이다. 2008년 착공한 위례신도시 주민들을 위한 교통대책이지만 입주(2013년12월) 10여년이 지나도록 추진되지 않고 있다. 설계 및 사업자 변경 등으로 난항을 겪다 올 하반기 착공해 2028년 개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 9월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심의위원회에서 총사업비 조정 방안에 또 다시 발목을 잡혔다.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자재비 등이 크게 올라 과거 예상했던 사업비 보다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며 “분담금 이자 등이 반영되지 않으면 그만큼을 서울시 예산과 사업자 분담을 통해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자간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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